<헤럴드경제> 진술만 9시간 . . . 유죄냐 무죄냐 끝없는 공방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공판부 소속이던 2011년 4월(현재 체중 + 15kg)
검사 시절부터 현재까지 나는 딱 1건의 국민참여재판을 수행했는데, 그 재판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근무 시절인 2011. 6. 14. 열린 강도상해죄 사건이고, 당시 정식 배심원 뿐만 아니라 '그림자배심원'도 참여하였으며, 아래와 같이 기사화되었다.
'그림자배심원'은 배심원으로 선정되지 않은 일반 국민들이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로서 재판 전 과정을 참관한 후 '유무죄에 관한 평결과 양형에 관한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대법원 전자민원센터 국민참여재판 그림자배심 참가신청' 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2011. 6. 15.자 헤럴드경제
판사에 양형 등 의견 개진, 국민참여재판 정착에 한몫
"범행에 끝가지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사법연수원생) "피고인들에게 강도상해죄까지 적용하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로스쿨 교수).
14일 오후 9시, 서울 남부지방법원 401호 심문실은 여전히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기자를 포함해 재판에 '그림자배심원'으로 참여한 9명이 피고인의 유죄 여부, 양형 정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이번 재판은 빌려준 돈을 받아내기 위해 피해자와 피해자의 딸을 미행하고, 상해를 가한 피고인 4명의 혐의 인정 여부와 양형 정도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피고인들은 강도상해죄로 기소되어 재판에 회부되었다.
재판은 이미 10시간 전인 오전 11시에 시작되었다. 그림자배심원단은 배심원단과 달리 참고자료를 볼 수는 없다. 합의 내용이 판사에게 전달돼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심원단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다. 또 10명의 배심원들은 법정 왼편에 마련된 배심원석에 앉은 반면, 그림자배심원들은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지켜보게 되어 있다.
재판은 배심원들과 방청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1시간 가량 판사 및 검사의 공소사실에 대한 설명이 있은 뒤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피고인들, 피해자를 포함한 6명의 증인까지 총 10명의 진술을 듣는데 꼬박 9시간이 걸렸다.
오후 9시, 날은 어두워졌지만 그림자배심원단의 역할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재판이 끝나자 그림자배심원단은 재판장 옆 심문실로 이동해 피고인의 양형을 정하는 평의시간을 가졌다.
사법연수생 조모씨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딸에 대해서도 똑같이 유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박용철 서강대 로스쿨 교수도 "내가 보기에도 피해자의 딸에 대해서 검찰이 입증을 제대로 못 한 것 같이 보인다. 누가 때렸는지 뚜렷하게 결론이 안 나왔다"며 동조하는 의견을 내놨다. 기자도 "피해자 딸이 전치 2주가 나왔다는데, 일반인들도 병원 가면 그냥 전치 2주가 나온다"며 앞선의 의견에 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