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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보며 든 의문 . . .

관련 정리 — 검찰청 폐지 후 형사절차 정리 →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박탈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2026. 7. 31. 국회에서 통과되었고, 이에 대한 국무회의의 심의·의결이 2026. 8. 4. 이루어졌다. 따라서 개정된 형사소송법을 포함한 관련 법률들이 2026. 10. 2.부터 시행된다.

※ 재적 국회의원 299명 중 178명이 표결에 참석하였는데, 찬성 175명, 반대 2명(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기권 1명(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통과되었다.

결국 폐지된 보완수사권... 검찰은 기소만 한다 [휙]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주된 내용을 한마디로 말하면 '검사는 이제 수사 못 한다'이다. 즉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은 물론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권까지, 검사의 모든 수사권에 대한 법적 근거를 삭제하였고, 이로써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래 72년 동안 유지되어 오던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지게 되었다.

따라서 10월 2일부터는 검찰청이 사라지고, 대신 공소청이 신설되어 '(수사가 아닌) (법원 재판과 관련된) 기소와 공소 유지'만을 담당하며, (수사를 위해)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된다.

이같은 변화의 과정을 지켜보다가 든 의문을 정리해 보았다.

1. 중대범죄수사청은 새로운 경찰인가, 아니면 또 다른 검찰인가?

검찰청이 사라지는 대신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된다. 보도에 따르면 수사관 2,5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2,800여 명 규모의 인력으로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은 본청과 6개 지방청으로 구성되며, 7대 중대범죄(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국가보호, 사이버, 법왜곡)를 유형별로 전담하는 수사 부서를 둔다 한다.

그렇다면 중대범죄수사청은 경찰과는 별개의 조직으로 신설된다는 것인데, 경찰이 이미 수사권을 갖고 있음에도 중대범죄를 따로 수사할 별도의 기관인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찰도 이미 수사를 하고 있는 부패, 경제, 마약, 사이버 범죄의 경우, 중대범죄와 중대하지 않은 범죄를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중대범죄수사청 신설만으로 수사권 남용은 방지되고, 수사의 중립성은 자연스럽게 확보되는가? 중대범죄수사청이 언젠가 또 다른 (형사소송법 개정론자들이 주장하는) 검찰이 될 가능성은 없는가?

2. 국민과 국민 사이에서 . . .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8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5%가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1.8%, '잘 모름'은 5.8%로 집계됐다.

"보완수사권 필요" 62.5%

대한변호사협회 또한 2026. 7. 10. '국민의 피해 방지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형사사법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였는데, 그 첫번째 제안이 '실체적 진실 발견과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가능하도록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허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한다'였다.

[성명서] 국민의 피해 방지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형사사법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 국민의 피해 방지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형사사법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 등 수사제도 개편 방향과 관련하여,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설계함에 있어 '국민의 피해 방지'와 '실체적 진실 발견'이 단 하나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어느 기관이든 일방적인 권한을 독점하면 결국 부패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형사사법체계는 상호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각 기관에 신속성과 권한 및 책임이 적절히 부여되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신중한 고려하에 설계되어...

그런데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말을 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자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자신의 주요 업적 중 하나로 들고 있고, 국민주권정부의 이재명 대통령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관련 국무회의 중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위헌, 집행 불능, 국익 위배, 행정부 고유권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며 이를 거부하였다.

그렇다면 여론조사에 응답한 국민과 정치인들이 언급하는 국민은 서로 다른 국민이란 말인가?

또 이재명 대통령은 2026. 8. 5.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의 '2026년도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개정된 형사소송법을 저는 안 읽어봐서 그런데.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돼 있어요?"라고 하였다.

3. 노무현 정신, 노무현의 정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자는 '검찰공화국의 폭주를 막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이자 시대적 소명이다. 검찰에 집약된 전능한 권력을 해체하는 것이야말로 노무현 정신의 완성'이라 하였고,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바치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내주셨던 숙제를 이제야 풀어 드린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검찰의 거대한 칼날을 이제는 법으로 봉인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2026. 8. 5.자 조선일보 "'김용민 아저씨 보세요' 폐지 앞둔 검찰청 직원의 반박"이라는 기사에서 인용

그런데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표결시,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로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곽상언 의원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자신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곧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였고, 국민의 흐느낌과 눈물이 귀에 들리는데, 차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곽상언 의원의 페이스북에서 캡쳐

또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서 경찰이 독점적 수사권을 갖도록 추진한 적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 권력을 경계했고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와 동시에 경찰 권력의 독주도 분명히 경계했다"라고 하였다.

나아가 "노무현을 위한 복수가 노무현의 정치일 수 없다. 노무현의 말을 왜곡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도 노무현의 정치일 수 없다. 노무현의 정치적 선택을 존중하고 현실적 정치의 토대 위에서 노무현의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 노무현의 정치를 잇는 것이다. 단언컨대, 노무현은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국가권력을 비틀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진짜 형사사법 개혁의 본질은 무엇이었는가? 지금의 법안은 과연 그 뜻에 부합하는가?

4. 자기부정은 아니겠지요?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표결 직후,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살펴보았다. 혹시나 내가 아는 세 분이 있는지의 여부가 궁금해서였는데, 이내 그 세 분 모두가 찬성표를 던졌음을 확인하였다.

세 분의 국회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 사법연수원 21기로서 고검장급인 법무연수원 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퇴직한 박균택 의원, 사법연수원 22기로서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퇴직한 양부남 의원, 사법연수원 23기로서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퇴직한 이성윤 의원이다.

그런데 세 분 모두 검찰 재직 시절,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는 물론 소위 특별수사로 불리는 인지수사 내지 직접수사로도 그 능력을 인정받은 분들이었다.

그렇다면 세 분이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박탈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뜻을 함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아래의 두 가지 질문에 먼저 답했어야 한다고 본다.

'자신들이 걸어온 과거의 수사 방식에 어떤 치명적 한계가 존재했었는지', '그리고 보완수사권 부재로 인해 당장 국민이 입게 될 피해를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선배 법조인이자 입법자로서 책임 있는 설명과 대안을 내놓았어야 하지 않을까?

5. 의문은 의심으로

위와 같은 의문을 갖던 중 2026. 8. 5.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SNS에 올렸다는 아래의 글을 보았고, 그간의 의문은 의심으로 바뀌었다 . . .

2026. 8. 5.자 이데일리 "초라하게 사라질 공무원"…김용민 글에 "아저씨, 그만하라"는 기사에서 인용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 속에 곧 초라하게 사라질 검찰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분명하게 경고합니다. 그대들은 행정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국회가 만든 법이 현장에서 잘 실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법이 잘못되었다는 등의 언행은 퇴직하고 국힘당 입당해서 하기 바랍니다"라는 . . .

그간 검찰이, 검찰청 소속 공무원들이 결코 민주주의와 싸워온 적이 없다고 생각해 왔으며,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청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그 소속 직원들은 앞으로도 주어진 그들의 역할에 묵묵히 헌신할 것임을 의심치 않아왔고, 정당이나 소위 '진영'을 떠나 형사사법체계의 거대한 변혁 앞에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72년 만의 거대한 변혁 앞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특정 기관의 권한 축소나 확대가 아니라, 그 사이에서 조용히 눈물 흘리게 될 무고한 국민들의 피해다. 거창한 정치적 구호 뒤에 남겨질 국민의 삶을 위해, 우리는 지금이라도 다시 묻고 답해야 한다.

어느 순간부터 어두울 때에서야, 멀리에서야 광주지방검찰청을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검사 시절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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